네번째 노가다 후기 - 축산업체
2017.04.11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분명 일을 주실 것 같고, 일을 하러 가게 될 것 같은데..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하는 잡생각을 하느라
어제와 같은 6시 10분에 사무실에 도착을 했다..ㅎㅎㅎ
어제는 3등이였는데 오늘은 제법 많은 인원이 이미 사무실에 도착해있었다 (대략 6명)
도착하자마자 빈 쇼파에 가방을 놓고 털썩 앉으려는 찰 나! 소장님이 이리 와보라고 하셨다 (나를 너무 좋아하심 ㅠㅠㅠㅠㅠ)
들어갔는데 정말 애물단지 보는 듯 한.. 아니면 난감하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시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를 지금 어디로 보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일 못한다고 욕 먹으면 소장님이 욕 먹으니까....)
그렇게 고민을 잠시 하시더니 결심을 하셨는지 여기 한번 가보라고 하시며 힌트를 몇개 던져주셨다
1. 최하 단가
2. 일은 그렇게 힘든거 아니야
3. 축산 공장
우선 최하 단가라고 해서...얼마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모니터에 거래명세표 같은게 액셀로 있었는데, 거기에 제일 비싼 단가는 20만원, 제일 낮은 단가는 6만원 이였다.....
그래서 6만원 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시무룩)
그리고 위치가 좀 떨어진 곳이여서 차를 소지한 사람이 한명 있어야 했는데
소장님이 젊은 형님을 부르셨고 간단히 소개 해주셨다 나보다 2살 많은 형이라고
서로 어색어색어색한 인사를 하고 (아..안녕하세요..)
한명 더 누굴 보내지 하시더니 매번 사무실에 출근순위 3등 안에 드시던 머리가 긴... 형님을 부르셨다
나이는 정확히 모르지만 이 형님은 30대 같았고 숙련자의 느낌이 풍겼다.
체격도 좋지 않고 기술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인 나
체격이 좋고 성실해보이는 나보다 2살 많은 형님
키는 나보다 조금 작지만 체격은 좀 있어보이며 숙련자의 포스를 풍기는 형님
이렇게 불안한 나를 위한 3인 파티가 형성되었다...
거리가 차 타고 30분 정도 가야하는 거리여서 7시 30분에 출발 하려했지만
소장님께서 처음 가는 업체라고 잘 해야 한다며 7시 10분이였는데 출발 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2살 많은 형님의 차를 타고 출발을 했고
나는 어쩌다보니 상석인 뒷자리에 타버려서.. 어색함과 뻘쭘함을 이겨내지 못 하고 꿀 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있었다
7시 50분이 다되어 업체에 도착했는데 주위에 농장이 몇 몇개 있는 장소였다
규모는 공장이라고 해서 그래도 규모가 좀 클 거라 생각했는데 (법인회사기도 했고)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아무튼 도착하니 머리가 많이 벗겨지신 안경낀 키 큰 아저씨가 나와서 친절하게 맞이해주셨지만 뭔가 무서운 느낌이였다..
사무실로 보이는 콘테이너박스에 들어가니 이번엔 머리가 많이 벗겨진 안경낀 키 작은 아저씨게 반갑게 맞아주셨다..
특이한 조합이여서 잠시 벙- 쪘지만 3명 중 나만 작업복을 가방에 담아왔기 때문에 (형님들은 입고 출근) 재빨리 작업세트로 환복했다
환복을 하고 장갑을 끼려는 찰나 편의점에서 1,000원 주고 산 나의 반 코팅 장갑이 보이지 않았다..
당황하여 밖에 나갔더니 형님들 아무도 장갑을 가져오지 않았는지 키작은 아저씨에게 장갑을 달라고 말해주셨고, 아저씬 바로 준비해주셨다
오늘 우리가 할 일은 까대기 라고 하셨다 까대기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정리하고 요약 하자면 화물차가 오면 자재들을 내리고 내리고~ (지게차도 동원하여)
정리 하고~
화물차가 오면 다시 실어서 해당하는 농장(양계장)에 가서 하차해주는 뭐 그런 일 이였다
8시 부터 바로 하차를 하기 시작했는데 무게는 무겁지 않지만 부피가 큰 (종이가 들어있는) 박스를 내리기 시작했다.
부피가 엄청나게 커서 아무리 무겁지 않아도 이 정도 부피면....이라고 생각 했지만 두명이서 충분히 들고 하기에 부담없는 무게였다
작업 초기에 찍은 사진
화물차에서 저 박스를 내려서 차곡차곡 우선 정리를 했다
첫번째 화물차가 끝나고 그 틈에 쉬고있는 머리 긴 숙련자 형님
바로 2번째 화물차가 들어왔다
뒤로 들어와야하는데 앞으로 들어와서 차 돌리느라 엄청 애먹으심..ㅎㅎㅎ
그리고 뒷짐을 지고있는 2살 많은 형님
차 돌리느라 애먹는 중
왼쪽엔 키 작은 아저씨 (친절친절)
다시 숙련자 형님 ㅎ
이때 까진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단가가 낮을거란 생각에 슬프긴 했지만 일의 강도가 버겁지않아서 나름 만족을 하고있었는데..
2번째 화물차를 나르던 중, 저 부피 큰 박스를 다 내려놓고
쇠로 된 자재들도 몇 개 내려놓게 되는데,
여태 형님 2명이 화물차 위에서 내려주고 키 큰 아저씨와 내가 밑에서 밭아서 옮기는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근데 중간에 자잘하고 무게가 좀 있는 쇠붙이들이 나와서 형님들이 위에서 그걸 정리하고 있길래
몇 개 안되는 줄 알고 밑에서 멀뚱멀뚱 보다가 시간이 조금 걸리길래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화물차로 올라가 정리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고싶은 마음이 앞선 탓 이였을까 뭔가 다급해서 그랬나.. 빨리빨리 하려다가
반코팅 장갑을 끼고 있었음에도 윗 부분이 천이니 너무나 쉽게 장갑이 찢어지면서 왼쪽 중지 손가락 마디 조금 아래를 베였다..ㅠㅠ
피가 흘렀지만 생각보다 아프진 않아서 일단 2번 정도 왕복하며 정리를 하다 손가락을 봤더니
피가 철철철 흐르길래 안되겠다 싶어서 화물차에서 내린 후 키 큰 아저씨께 죄송한데 혹시 데일밴드 있냐고 여쭤봤다
아저씬 다쳤냐고 물어보신 후 '있으려나....' 라고 말씀하시며 따라오라고 했다
사무실로 따라 가보니 아저씬 '아 있다!' 라고 하시며 나에게 3개나 주셨다..ㅋㅋㅋㅋ
일단 상처를 소독하기 위해 화장실로 가서 흐르는 물(찬물)에 상처를 씻고 휴지로 눌러서 지혈을 한 뒤
밴드를 이쁘게 붙였다..ㅎㅎㅎㅎ
그리곤 아저씨에게 장갑을 하나 더 받아서 2곂으로 끼고 (여러분도 2겹으로 끼세요 ㅠㅠ 그리고 가능한 이중코팅 장갑..) 다시 일을 하러 갔다
빠큐하는거 아닙니당....
피가 철철철철철 흘렀지만 그와중에 사ㅋ진 찍ㅋ음
손가락을 구부리니 상처가 미소짓는 듯 합니다
흐르는 물에 씻었지만 (어우 따가워)
멈출 줄 모르는 피와 세면대에 떨어져있는 데일밴드ㅋ
다시 한번 씻고 휴지로 몇번 눌러서 지혈을 했더니 그나마 피가 좀 멈춘 상태입니다
그래서 재빨리 찍ㅋ음
옮기고 쉬고 정리하고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됬고 (아침을 안주셔서 못 먹었음)
중국집을 시켜주셨다 형님들은 볶음밥 곱빼기를 드셨고 나는 짜장면 곱빼기를 먹었다
그리고 서비스로 탕수육도 시켜주셨는데 다들 배불러서 이건 남김 ㅡㅜ 아까웡
점심을 배부르게 맛있게 먹고~ 이번엔 상차를 시작했다
화물차에 정해진 물건, 수량을 싣는 작업이였다 그렇게 화물차 2개에 싣고
우리 3명은 키 작은 아저씨와 함께 물건을 구매 한 농장(양계장)으로 출발했다
이곳도 거리가 좀 있어서 차 타고 가는 시간만 30분이였다 덕분에 몸은 좀 쉴 수 있었음
공사중인 양계장에 도착하니 곧 화물차가 도착했고 이번엔 지게차 없이 하나하나 조심조심 물건을 내려놓았다
생각보다 금방 끝나버려서 (30분 정도 걸린 듯) 바로 다시 공장으로 이동했다
도착하니 화물차가 또 와있었고... 쉬지 못한다는 점이 슬펐지만
이 작업만 끝나면 끝난다는 말에 금새 호랑이 기운이 흘러넘쳤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화물차
왼쪽에 있는 작대기들이 쇠로 되어있는 자재 (무게감 좀 있음)
내가 베인건 저거보다 더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 ㅠㅠㅠㅠ
나 뿐만 아니라 다들 호랑이 기운이 솓아났는지
이번에도 작업이 금방 마무리 되었고
생각보다 빠른시간인 오후 4시 30분에 끝마쳤다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아저씨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너무 친절한 분들이였음 ㅠㅠ)
형님의 차에 올라타서 사무실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피어있는 벚꽃을 보며 뭔가 씁쓸하기도 했지만 금방 사무실에 도착했고
소장님은 통화를 하고 계셨다 형님들과 나는 다들 핸드폰을 했고 ㅎㅎㅎ
소장님이 잔소리를 하시더니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돈을 주셨다
6만원이라고 생각했지만 10만원을 주셨다
10%를 떼는거니까 전과 같은 11만원인데 10만원을 주신 느낌이였다
기대를 전혀 안 하고있었어서 몹시 좋았음!
그리고 운전하느라 고생해준 형님께 차비 3,000원을 드리고 (의무)
수고하셨다는 인사와 함께 퇴근을 했다 소장님은 오늘도 운동 하라고 강조하셨고...ㅎㅎㅎㅎ
집 가는길에 베인 상처가 찝찝해서 근처에 있는 외과에 들렸다. 상처가 나서 병원을 간 적은 처음이지만..
중간에 밴드를 떼서 봤을 때 베인 곳이 푸르스름 하기도 했고 베인 곳 주위가 빨갛기도 하고 뭔가 멍이 든 느낌이기도 하고
종이나 커터칼에 베인 듯한 느낌과는 달라서 ㅎㅎㅎㅎ.... 찜찜해서 갔다...
접수를 하고 진료실로 들어가서 의사선생님이 어디가 불편해서 왔냐고 여쭤보셨고
손가락을 좀 베여서요.. 라고 말하니 뭔가 큰 상처라도 난 듯 흠칫 놀라시는 듯 하며 다친곳을 보자고 하셨다
보여드렸더니 주위에서 에게? 라는 효과음이 들리는 듯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느끼고 말았고
의사선생님은 언제 다친거냐고 물어보셨다
오늘 낮에 다쳤다고 하니 깊게 베인 상처는 아니라서 괜찮다고 하셨고
뭘 이런걸로 병원에 오나 라고 생각하시는 듯한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의사선생님은 뭐에 상처났냐고 더러운 물건은 아니였는지 물어보셨고 (파상풍)
조금 더러울 수 있는 물건이였지만 군대 훈련소에서 파상풍 예방접종을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여서
그냥 엉덩이주사와 약, 그리고 의사선생님표 소독약과 데일밴드를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손가락이 욱씬욱씬거리지만 제발 파상풍만 안걸렸으면
다시한번 안전을 주의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하루였다
다들 안전이 최우선이니 정말 주의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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